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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스바겐의 최근 배출가스 게이트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왔다. 특히, 오직 '테스트'할 때에만 연비가 높고 배출가스가 적게 나오는 것처럼 '속이는' 코드가 들어가 있었다는 사실은 세계의 많은 소비자들을 분노케했다. 이 배출가스 게이트가 지금까지의 '연비 과장' 사건들과 질적으로 다른 이유는 바로 이와 같이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소비자들을, 그리고 각국의 국토교통부를 속이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배출가스 게이트는 많은 선진국에서 단순히 '결함'이라던지 '연비 과장' 사건과는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비자와 국가를 속이고 기만한 (deceiving) 행위로써 소비자 및 국가기관이 징벌적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당장 폭스바겐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미국에서는 징벌적 배상금을 물릴 것이라고 언론에서 연일 대서특필했다. 소비자들도 나섰다. 먼저 미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아래 인용한 오토트리뷴 기사에 의하면 11월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월대비 24.7% 급감했다. 폭스바겐 딜러십들이 이번 사태로 재고를 털어버리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에 나섰는데도 불구하고, 미국 판매량은 크게 감소했다. 왜일까?

  실용적으로만 말하자면, 미국의 뉴욕,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몇 개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게이트가 영향을 크게 주지는 않는다.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게이트는 주로 질소산화물 NOx 에 관한 것으로, 특히 도심에서 많은 디젤 차량들이 질소산화물을 내뱉을 때 스모그 등 건강에 영향을 크게 줄 수 있는 문제점이 가장 큰 이슈였다.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프랑스였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디젤 차량의 진입을 불가하는 방안까지 마련했다. 그러나 가솔린의 제국 미국에서는, 이러한 질소산화물이 건강에 영향을 줄만큼 디젤차량들 밀도가 높은 곳이 거의 없다. 따라서 실용적인 측면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폭스바겐 배기가스 게이트에 유럽, 또는 아시아 소비자들에 비해 크게 민감해할 이유는 따로 없다.

  그러나 미국 소비자들은 실용적인 측면보다는 '기만행위'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배기가스 조작을 위해 '명확히 의도적으로' 특정 코드를 집어넣었다는 사실에 그들은 분노하고 있다. 왜냐하면 기업이 소비자와의 신뢰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소비자와의 신뢰를 저버린 기업, 그것이 들통난 기업은 미국에서 매번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왜냐하면 미국 소비자들은 신뢰라는 자원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오히려 정 반대다. 재미있는 현상이다. 한국의 서울과 부산은 인구 밀집도가 꽤 높은 곳이다. 특히 폭스바겐 등 외제 디젤 판매량이 제일 높은 곳이기도 하다. 질소산화물은 서울이나 부산 같은 인구와 차량이 밀집된 곳에서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크게 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실용적으로는 폭스바겐 디젤 모델 판매량이 줄어들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같은 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11월 폭스바겐 판매량이 말 그대로 '대폭발'했다고 한다. 이유는 폭스바겐 코리아가 판매량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제시한 '프로모션' 때문이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기만행위'에 대한 철퇴를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배출가스 게이트로 폭스바겐 차 값이 싸졌다는 데 반응했다는 말이다. 

  '남양유업'이 업계 1위로 복귀했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남양유업은 밀어내기 악습으로 가맹점들을 고통스럽게 한 전례가 있어 소비자들에게 규탄을 받았었다. 또 남양유업은 인체에 무해하고, 자사 (남양유업) 분유에도 들어가는 성분인 '카제인 나트륨'이 마치 유해한 것처럼 소비자들을 '속여' 마케팅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만행위'와 '신뢰 훼손'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남양유업의 업계 1위 복귀를 허락했다.

  '신뢰'란,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그리 중요한 가치가 아닌 듯하다. '가격'보다 더 가벼운 가치인 것만 같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세상에서는 기업들이 호시탐탐 '신뢰'를 저버리고 '이익'을 추구하려고 노린다. 왜냐하면 우리들이 그들이 신뢰를 저버렸을 때 따끔한 맛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은 본질적으로 이득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오냐오냐 키우면 버릇 나빠진다"고, 기업이 이렇게 된 데에는 소비자인 우리 모두의 책임이 있다.


[핫이슈]폭스바겐 美판매량 급감, 국내에서는 ‘대폭발’[9]

조회 1380 | 오토트리뷴 | 2015.12.03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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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배출가스 조작으로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폭스바겐의 11월 미국 판매량이 전년동월대비 24.7% 급감한 가운데, 폭스바겐 코리아는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동차 사진 

미국의 11월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1.4% 증가한 130만대가 판매돼 14년 만에 최대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의 11월 미국 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8천여 대가 줄어든 2만 3,882대로 집계됐다. 폭스바겐의 판매량 하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배출가스 조작이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11월 말, 폭스바겐은 국내에서도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한 사실이 확인됐다. 환경부가 수입차 중 가장 인기가 높은 티구안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급가속과 에어컨 작동 시와 같은 특정상황에서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에 환경부는 폭스바겐 코리아에 과징금 141억을 부과했다.
 
 자동차 사진 

폭스바겐 코리아의 10월 판매량은 전월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유로5 모델의 단종과 함께 이번 악재에 대응하기 위해 폭스바겐 코리아는 11월,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일부 모델은 공식적으로 1,772만 원까지 할인했고, 제타와 같은 인기 차량도 차량가격의 20%에 육박하는 500만 원을 할인 해줬다. 게다가 전 차종 무이자 할부에, 최대 5년, 12만km 무상보증을 하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자동차 사진 

폭스바겐 차량을 먼저 구입한 고객들에게는 허탈함이 가시질 않겠지만, 구입을 고려했던 이들에게는 최고의 기회였다. 폭스바겐 사태로 인한 공식적인 할인에, 유로5 단종, 개소세 인하와 같은 모든 상황들이 앞으로도 다시는 돌아오기 힘든 기회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폭스바겐은 판매할 차량이 없어서 팔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11월 판매량은 올해 6월 4,321대의 기록을 넘어서는 대 기록을 남길 것으로 알려졌다.
 

bbongs142@ <오토트리뷴, www.AutoTribune.co.kr>

출처: 오토트리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