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c Korean

사심담긴 구세군 산타 사진, 출처: BC카드

  전우용 역사학자의 글입니다. 재미있네요.

1. “영국 기독교인이 구세군이라 칭하며 서울 서대문 밖 평동에 군영을 만들었는데, 열흘만에 수천 명이 모여들었다”(매천야록). 군대해산 이듬해인 1908년 서울에 들어온 구세군은 한국에서 전도 역사의 일대 기적을 이루어냈습니다.

2. 군대식 편제를 따른 구세군은 군대용어를 씁니다. 교인이 되는 것을 ‘입대’, 찬송가는 ‘군가’, 교회는 ‘영(營)’, 헌금은 ‘탄약금’, 교회 규칙은 ‘군율’이라 합니다. 한국인들이 구세군에 모여든 것은 이게 진짜 군대인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3. 당시 한국인들은 구세군에 입대하면 영국제 총과 탄약을 얻어 일본군과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마귀의 속박에서 자유를 얻을 것’이라는 말을 ‘일제의 속박에서 자유를 얻을 것’이라는 식으로 해석했던 거죠.

4. 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한 구세군 자선모금함을 보고 백여 년 전 구세군에 입대해서 일본군과 목숨 걸고 싸우려 했던 선조들을 생각합니다. ‘일제하 한국인 절대 다수는 친일파’라고 주장하는 자들이 활개치는 세상을 만들어, 정말 죄송합니다.

출처: 전우용 역사학자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