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신기한 컨셉의 기기가 나왔다. 앱손에서 나온 페이퍼랩이다. 먼저 개념 동영상부터 보자.
한마디로 하면 지금까지처럼 오피스에서 사용된 종이가 폐지 수집가들에게 모이고, 그것을 다시 종이를 재활용하는 공장으로 보내 공장 단위에서 종이를 재활용하고, 그것을 다시 소매점에 보내서 다시 오피스에서 구매하는, 기존의 종이 재활용 사이클을 혁신하겠다는 말이다.
앱손의 페이퍼랩은 오피스에 직접 설치한다. 그리고 기존에 사용한 A4용지를 직접 이용해 재활용을 한다. 이를 위해서 기기를 공장 수준에서 자가용 차 크기 미만으로 소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처리에 필요한 화학물질들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앱손은 이를 해결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많은 양의 물이 이용되는 공장과 달리, Dry Fiber Technology 라는 것을 이용하는데, 기술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기본적으로 종이를 물에 적셨다가 다시 말리면 셀룰로오스들 사이에 수소결합이 형성되어 종이와 같은 단단한 구조가 형성되는데, 앱손은 자연적인 수소결합 대신 본드를 아주 미세하게 분사해 종이의 셀룰로오스 구조 구석구석 본드를 집어넣어 압착 후 종이와 같은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래의 동영상을 감상하자.
사진 및 동영상 출처: 앱손 페이퍼랩
앱손의 페이퍼랩을 이용하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크게 세가지가 있을 듯하다. 한가지는 기존의 재활용 사이클에 들어가는 물류비와 마진을 아낄수가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 장점은 오피스에서 발생하는 폐지는 크게 손상되지 않은 A4용지로 동질성 (homogeneity)가 높기 때문에 재활용 효율이 높을 것이라는 점이다. 부연하자면 기존의 폐지수집 과정에서 A4용지 말고 휴지 등 펄프의 상태가 다른 용지들도 함께 모일 것이고, 이러한 폐지들을 괜찮은 균질한 종이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처리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폐지수집 과정에서 들어갈 수 있는 이물질들을 걸러내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이에 따르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세번째 장점은 기밀유지를 위한 파쇄를 겸한다는 점이다. 기업에서는 다루는 문서들이 새나가면 안되는 경우가 많고, 파쇄조차 믿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소각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페이퍼랩을 통과해서 파쇄 및 표백 후 재생산된 문서는 이전의 정보를 완전히 지워버린다는 장점이 있다.
앱손에 따르면 페이퍼랩은 분당 A4 용지 14장을 재생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종이를 많이 소모하는 큰 회사라면, 페이퍼랩을 한대 들여놓으면 저렴한 야간 전력을 이용해 A4용지를 거의 손실 없이 재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6시 퇴근 후부터 당직자가 돌리기 시작하면, 약 12시간동안 10,080 장의 종이를 재생산할 수 있다. 앞으로 미래에는 종이를 새로 사지 않고 회사 내에서 순환시키는 것이 하나의 일상 풍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