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서머스의 하버드 매거진 인터뷰 기사 중 몇가지 구절을 옮겨본다. 머리를 거쳐 나오는 것이라 의역이 다수 포함될 수 있다.
1. 경제 위기에 관하여:
2008년 가을과 2009년 겨울의 경제 통계는, 거의 모든 수치를 기준으로 보아도, 대공황이 있었던 1929년 가을과 1930년 겨울의 그것보다 훨씬 나빴다. 비록 여러가지 측면에서 불만족스럽기는 하지만, 우리는 1930년 초기에 비하여 - 그리고 2008년에 유럽이나 일본이 했던 것보다 - 훨씬 잘 상황을 풀어나갔다.
2. 고등 교육의 역할과 도전에 관하여:
하버드의 총장으로 있으면서, 대학들은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세계를 변혁시킬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세계는 과거 어느때보다도 아이디어에 의해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세계는 국가, 계급, 인종을 넘는 개인적인 커넥션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나는 사람들이 행동하고 생각하는 방식이 그들이 젊었을 적의 경험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따라서, 나는 어느 때 보다도 대학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동시에, 나는 나의 하버드 총장 취임식과 고별식에서도 얘기했듯이, 대학이 처한 가장 중요한 위협은 자아도취와 전통에 대한 지나친 애착이라고 믿는다. 내 와이프의 동료 중 한명이 분명하게 설명한대로, 하버드는 앞으로 다가오는 몇 년 후에, 탁월함에 전념할 것인지 또는 일을 전통적으로 하는 것에 전념할 것인지 중에 선택해야 할 것이다. 나는 언제나 명확하게 그 선택 중 한쪽 편에 서 있었다 - 전통은 존중하되, 미래에 집중하는 것이다.
3. 기술과 원격 교육에 대하여:
나는 하버드가 세계에 미치는 지금의 영향력의 세배, 다섯배 혹은 열배까지도 확장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내가 하버드의 대학원생이었던 1970년대나, 교수였던 1980년대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하버드에 있는 지식을 전 지구상에 전달하고, 가르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서 말이다. 세계 어느 지역에 있는 어떤 학생도 하버드의 위대한 강의들을 듣고, 하버드를 위대한 곳으로 만드는 여러 상호작용들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원격 교육 및 인터넷의 사용은 아마도 고등 교육에 파괴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것이 될 것이다.
4. 오늘의 경제 상황에 관하여:
장기 불황 (혹은 장기화된 저성장, Secular stagnation)에 대해 거시경제적으로, 또 분석적으로 실행했던 연구들에 대해 얘기해보자. 현재의 세계에 대해 가장 놀라운 점은, 미국의 국채 10년물의 금리가 1.8 퍼센트라는 것이며, 글로벌 스탠다드로 볼 때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 이것은 상당히 높은 수치라는 점이다. 이것이 얘기해주는 것은, 시장이 10년 이상 2 퍼센트의 인플레이션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현상이 1930년대에 발생했고, 하버드 경제학자인 알빈 핸슨 (Alvin Hansen)으로 하여금 장기 불황에 대해 고안하게 만들었다. 본질적으로, 핸슨의 생각은 경제가 새로운 물적 자본에 투자하려는 경향성보다 저축을 하려는 경향성이 아주 높아질 수 있다고 보았다. 경제학 개론에서는 이런 상황에서는 이자가 낮아지고, 저축을 배척하고 투자를 장려하여 균형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현금을 쥐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자가 낮아질 수 있는 정도에는 한계가 있고, 지나치게 낮은 이자는 금융 버블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때로는 이자율이 저축을 충분히 흡수할 만큼 낮아질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그 결과는 정체된 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 그리고 매우 낮은 이자율로의 경향을 보인다. 우리가 목격한 것이 바로 이와 같다.
따라서 나는 우리가 전통적으로 마주쳐야 했던 문제들과는 아주 다른 실질적인 거시 경제 위협에 직면했다고 믿는다. 금융학적으로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경제가 생산할 수 있는 것들을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수요를 만들어 내는 것 말이다.
5. (미국의) 정책에 관하여:
분석을 통해 나타나는 여러 레시피들이 있다.
먼저 가장 명확하게도, 기반시설에 대한 공공 투자의 확대를 들 수 있다. 돈은 역사상 이렇게 싼 적이 없었고, 원자재 가격도 거의 최저점이며, 많은 숫자의 건설 노동자들이 대량 실업 상태에 있다. 미국의 기반시설 투자는 2차 세계대전 이후로 가장 낮으며, 기반시설의 감가율까지 따져보면, 투자는 본질적으로 제로로 수렴한다. 공공 투자의 확대는 단기적으로는 실업률을 높이고, 중기적으로는 경제의 규모를 늘릴 것이고, 또한, 유지 보수가 지체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미래 세대들이 짊어지고 갈 빚을 줄일 것이다.
똑같이 중요한 것이 사적 투자를 장려하는 것이다. 화석 연료에서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식의 전력 생산으로 넘어가는 데 지금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을 것이다.
또한, 내 판단에 의하면, 보다 숙련된 노동자와 기업가들을 미국으로 불러들이는 이민 개혁이 필요하다. 또한 결정적으로, 소비가 미달되는 현재의 경제적인 문맥에서, 최저 임금의 상승이나 노조 활동에 대한 적합한 대우와 같은 경제적인 평등을 추구하는 방식들이 결과적으로 소비의 상승, 수요의 상승, 그리고 경제 성장을 가져올 것이다.
6. 정치적인 불안 (distemper)을 헤쳐가는 방법에 관하여:
우리는 정치적인 불안이라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나는 태생적으로 긍정주의자다 (도날드 트럼프가 그 긍정주의에 도전하기는 하지만). 나를 걱정하게 하는 것은, 우리는 공적 기관들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으며, 또한 공적 기관들의 가용 자원이 줄어들고 보다 많은 요구 조건들이 그들에게 부과되는 까닭에, 공적 기관들이 점점 성공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나쁜 퍼포먼스 - 줄어든 지지/지원 - 나쁜 퍼포먼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다음 대통령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도전은 이 순환을 반전시키는 것이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내 생각에 미국인들은 미래에 대해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신뢰가 있는 미국이 없다면, 다른 국가들은 더욱 불안정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