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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텔스 폭격기 B3 예상도, 출처: 서울신문

  1940년대 이후 미국의 세계 군사전략의 핵심은 항공모함 전단이었다. 항공모함 전단 여러 개를 운영하며 전 세계를 타격범위 안에 넣는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고, 지금까지는 어떤 국가도 미국의 항모 전단에 대응할 방법을 갖지 못했다. 물론 러시아가 대규모로 핵잠수함을 운영하며 항모를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첨단의 탐지장비를 가지고 있고 위성마저 보유하고있는 미국의 항모전단은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물론 소규모 디젤 잠수정들은 엔진 가동률을 극도로 낮추어 레이더 탐지율을 매우 낮출 수 있고, 이를 이용한 타격은 가능하긴 하다. 어찌됐든 지금까지의 미군의 항공모함 전단은 거의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있고, 또한 미국이 세계의 헤게모니를 가져올 수 있는 핵심이다.

항모 전단, 출처: 나무위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2010년도에 들어서 급박하게 바뀌고있다. 아래에 첨부한 2012년 시사인 기사에 따르면, 2010년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항공모함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선언했다. 그 이유는 바로 중국의 항공모함 격추 전용 미사일 때문이다. 사정거리 1,500 km 이상의 이 미사일들은 마치 대륙간 탄도미사일처럼 대기권을 돌파했다가 항공모함으로 유도되어 항공모함을 격추한다. 항공모함 전단의 경우 음속을 넘지 않는 미사일들의 경우에는 이지스함이 격추할 능력을 갖추고있다. 그러나 하늘에서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는 초음속의 거대 미사일을 방어할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그동안 미국 아시아-태평양 전력의 주력군이었던 미국 항공모함이 중국 근해에서 "고철 덩어리"가 되어버릴 수 있다는 말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국 영향력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이대로 간다면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헤게모니를 가져갈 수 밖에 없고, 우리나라와 일본은 중국의 질서에 편승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특히 중국과의 사이가 껄끄러운 일본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미국은 1987년 소련과 맺은 조약에 따라 사거리 5500 km에 이르는 순항미사일을 모두 폐기했다. 따라서 이대로라면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아주 제한적으로 변한다.

항공모함 킬러 동풍-21D, 출처: 다음 블로그

첫 번째는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2010년 5월 재향군인회 연설에서 “미군이 전례 없이 위험한 환경 아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실시해온 항공모함을 주체로 한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라고 선언한 것이다.

두 번째는 마찬가지로 2010년 5월, 미국 국방부 산하 전략예산센터(CSBA:Center For Strategic and Budgetary Asse-ssmets)가 그동안의 연구 성과의 하나로 공해전(AirSea Battle, ASB) 전략을 공표했다는 점이다. 전략예산센터는 1973년부터 국방부 총괄평가국장으로 근무 중인 앤드루 마셜의 영향 아래서 움직이는 조직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역시 2010년 5월 발표한 미국 국가안전보장전략(NSS)에서 ‘아시아·태평양 5개국(한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필리핀·타이)과의 동맹이 아시아 안전보장의 초석이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번영의 기반’이라고 새삼스럽게 규정한 점이다.

이 세 가지 움직임은 일관된 흐름으로 연결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더 이상 항공모함을 주축으로 한 미국의 전략이 유효하지 않다는 게이트 장관의 현실 인식하에 국방부 전략예산센터가 공해전 전략을 들고 나왔고, 그 속에서 한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필리핀·타이가 아시아 안전보장의 초석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때 이미 한국이 미국의 새로운 아태 전략의 틀 속에 깊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동풍-21D의 위용

항공모함을 축으로 한 미국의 전통적인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게이트 장관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대단히 큰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미국 항공모함 부대는 해군력의 중심적 존재로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 가까이 전 세계 바다에서 군림해왔다. 냉전 시대 소련이 잠시 견제했으나 냉전 이후 20년간은 자유자재로 함재기에 의한 전력 투사를 행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런데 게이트 장관 말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에서는 이런 미국 항공모함의 슈퍼맨적인 행동이 제약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바로 2009년 4월 중국 인민해방군 창설 60주년 기념사열 때 첫선을 보인 동풍-21D 미사일 때문이다(46쪽 상자 기사 참조). 동풍-21D를 둘러싼 구구한 억측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것은 그것의 실전 배치로 인해 그동안 미국 아태 전력의 주력군이던 미국 항공모함이 고철 덩어리로 전락해버렸다는 점이다. 더불어 아태 지역의 군사력 판도도 중국 우위로 역전되기 시작했다. 사정거리 1500㎞ 이상이면 중국 대륙 어디에 배치해도 미국 항공모함이 중국 근해에 접근하는 게 불가능할뿐더러, 오키나와와 일본 본토의 미군기지, 심지어 일본의 심장부 역시 자유자재로 타격이 가능하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세계 최강 미국이 이에 맞설 무기가 없다. 바로 1987년 12월8일 옛 소련과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 따라 사거리 500㎞에서 5500㎞인 지상발사형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모두 폐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직 항공모함을 위주로 한 미국의 아태 전력은 동풍-21D 앞에 속수무책이 되어버린 것이다.

출처: 시사인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의 효용성이 등장한다. 노스럽그러먼이 선정되어 개발을 시작한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 B3는 개발비용까지 대당 약 9,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대형 폭격기다. 기존의 유명한 스텔스 폭격기 B2의 후계자로, 기체 크기는 B2의 절반 수준이지만, 무장 능력은 B2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중요한 점은, B3의 항속거리가 약 9,000 km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공중급유가 필요없이 미 본토에서 러시아나 중국을 타격할 수 있다. 2009년 중국이 발표한 항공모함 격추 미사일에 대한 "미국식 대답"이다. B3 폭격기가 2020년대에 미군에 인계되면, 기존의 아시아-태평양 군사질서는 다시 재편될 것이다. 미국의 헤게모니는 여전하겠지만, 그래도 이전만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항공모함에 대한 공격을 받으면, B3를 이용하여 중국을 폭격할수는 있겠지만, 항공모함 전단 자체에서 미사일 디펜스가 가능한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개발비 90조’ 美 차세대 스텔스폭격기, B2 만든 노스럽이 다시 만든다


미국의 차세대 전략폭격기(B3·개념도) 개발 사업자로 노스럽그러먼이 선정됐다. 폭격기 대당 목표 가격은 5억 6400만 달러(약 6400억원), 개발 비용은 550억~800억 달러(약 62조~90조원)로 책정됐다. 미군은 B3 80~100대를 개발, 2025년까지 실전배치할 계획이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공군은 27일(현지시간) 펜타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폭격기 B2 개발 전력을 무기 삼아 노스럽그러먼은 보잉·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을 제치고 결국 B2의 후계기 격인 B3 개발권을 따냈다. F22·F35 등 전투기는 록히드마틴이, 공중급유기와 같은 특수기는 보잉이, 스텔스 폭격기는 노스럽그러먼이 각각 주도권을 쥔 모습이다.

B3의 제원은 베일에 싸여 있지만, 기존 B2에 비해 기체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중량도 1.81t(4만 파운드) 정도 줄인 형태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B2는 길이 20m, 폭 52m, 무게 71t으로 전투기보다 훨씬 크다.

B3의 항속거리는 9260㎞(약 5000마일)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정도면 미 본토에서 출격해 중간급유 없이 러시아나 중국 등 장거리 표적을 타격할 수 있어 북한도 사정권에 들어간다.

B3엔 B61·B63 수소폭탄을 16발까지 장착할 수 있으며 집속탄(CB), 합동직격탄(JDAM), 무유도 폭탄인 MK82가 기본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무장능력은 B2와 비슷한 셈이지만, 비용 문제를 고려해 음속돌파 역량은 배제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데버러 L 제임스 미 공군장관은 “차세대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통해 미 공군은 ‘반접근 지역 거부’로 불리는 미래 위협 환경에서 작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반접근 지역 거부’란 미국의 군사적 접근을 차단하겠다는 중국의 군사전략을 말한다. 미·중 간 긴장 고조는 미군이 고성능 폭격기를 개발할 명분이 됐다. 2020년대 후반 이후에는 유인 폭격기와 동일한 성능을 지닌 무인 전략폭격기의 실전 배치도 예상된다.

미의회조사국(CRS)은 미 공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최초 인도되는 폭격기는 2011년 당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최초 승인한 대로 ‘유인 폭격기’에 국한되지만, 일정 기간이 흐른 뒤에는 무인 작전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미군이 운용하는 폭격기는 초대형 폭격기인 B52 76대, B1 63대, B2 20대 등 159대에 불과하고 스텔스 기능을 갖춘 기종은 B2가 유일하다. 폭격기 기체의 평균 연령이 39년으로 조종사보다 노후화됐을 정도로 이 분야는 위축되어 왔다.

출처: 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