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반 동안은 현대차 주주들에게 매우 슬픈 기간이었을 것이다. 24만원이 넘었던 주가가 빠지기 시작하며, 한때는 12만원대로 추락하였고, 지금도 14만원 가량으로, 아직도 주가는 지지부진하고 있다.
출처: 다음 금융
여러 블로그나 카페를 둘러봐도,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오랜기간 이어져 온 내수-외수 차별 (비록 현대차 측에서는 없다고 주장하지만) 때문에 소비자들이기도 한 투자자들은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는 불신과 증오까지도 만날 수 있었다.
특히나 작년 9월, 한전부지를 구입하기 위해 약 10조의 사내유보금을 투자하였다는 사실은 많은 투자자들을 절망시켰다. 소문에 의하면 삼성이 써 낸 입찰가는 약 5조원이고, 따라서 부동산을 구입하는데만 약 5조원의 손실을 보았다는 것이다. 10조원이면 현 시가총액의 1/3 수준, 5조원이면 현 시가총액의 1/6 수준이다. 주주들의 이익을 무시하고 사내유보금을 쓴다는 비판이 잇따랐고, 외국인들은 현대차를 팔기 시작했다. 2014년의 8-9월의 고점에서 2015년 6-7월의 저점까지 현대차 주식 가격 하락으로 인해 약 30조의 시총이 증발해버렸다. 많은 개미투자자들은 돈을 잃었고, 현대차를 서서히 감정적으로 불신하고 증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들을 걷어내고 나면, 현대차의 본질적인 가치가 보이기 시작한다.
첫번째는, 이러한 부동산 구입은 단발성이라는 점이다. 현대차 그룹 차원에서 서울 노른자위 땅에 사옥을 짓기 위한 투자를 한 것은, 투자 관점에서 형편없는 것이긴 하지만 지속적인 이슈는 아니다. 또한 10조원의 투자로 인해 증발된 시총은 약 30조에 달한다. 과도한 하락이다.
두번째로, 현대차는 엄청난 밸류에이션을 가지고 있다. PER은 5.69, PBR은 0.69. 매우 저평가 되어 있다. 같은 대중차 시장에서 경쟁하는 포드자동차의 밸류에이션을 비교해보자. PER은 19.43, PBR은 2.34이다. 코리안 디스카운트를 감안하더라도 지나친 저평가다.
출처: Yahoo Finance
세번째로, ROE는 13.2이며, BPS는 2011년-2014년간 11.9% 성장했다. EPS가 같은 기간 -1.4%로 역성장하긴 했으나 2014년의 원화강세와 엔화약세로 설명되는 부분이다. 엔화 약세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EPS는 정체될지언정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ROE, BPS, EPS로 볼 때 앞으로 주가가 그대로라고 가정했을 때 PER / PBR 등의 밸류에이션은 좋아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주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네번째로, 배당수익률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현대차가 중간배당을 결정하면서, 오늘 기준으로 시가배당률은 2.7%에 달하게 되었다. 포드자동차와 비교해보면 4.2%로 포드가 높기는 하지만, 한국과 미국 증권시장의 평균배당률을 비교하면 미국이 배당이 후한 편이므로, 현대차의 배당률은 절대 적은 편이 아니다. 이러한 배당 차이는 증권에 대한 세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순비교는 힘들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현대차는 롱으로 본다. 참고로, 글쓴이는 현대차와 포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