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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삼성전자와 LG전자 주식을 비교하는 글들을 볼 수 있는데, 전통적인 가치투자자의 관점에서는 삼성전자가 LG전자에게 비교하기 민망할 만큼 이익과 총 자산가치 측면에서 건실하다. BM까지 비교하게 되면, 단순히 현재의 PER/PBR만 가지고 삼성전자, LG전자를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없는 일인지를 잘 알게 된다.

  먼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년 주가를 보자.

출처: 다음 금융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1년동안 주가가 상당히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다. 8월 말에 저점을 찍은 후 살짝 반등한 모습이다. 그러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식투자지표를 살펴보자. PER은 삼성전자가 8.22, LG전자가 21,31배로, 같은 시총 대비 삼성전자가 약 세배 많은 순이익을 창출해 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PBR은 삼성전자가 1.03배, LG전자가 0.72배로 LG전자가 삼성전자에 비해 약 1.3배 저평가되어있다.

  이 내용만 보면 마치 삼성전자가 이익은 더 많이 내고 있지만, 순자산가치 측면에서 보면 LG전자를 사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결론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그러할까? 해답은 두 기업의 미래의 (forward) PER / PBR을 들여다 보면 된다. 그것은 최근 수년간의 PER / PBR 값들의 trend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아래의 삼성전자, LG전자의 기업정보를 보자.

삼성전자 기업정보, 출처: 다음 금융

LG전자 기업정보, 출처: 다음 금융

  현재의 PER과 PBR 값만으로는 알 수 없는 여러 정보들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EPS (주당 순이익)가 꾸준하다.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있긴 하지만 분기당 3만원 가량의 EPS를 내고 있다. 최근 4년간의 값을 봐도 가장 이익이 적었던 년도의 EPS는 7만8천원, 가장 많았던 년도가 17만5천원, 작년은 13만5천원 정도이다. 최근 공시된 1,2분기 실적 기준으로도 단순 곱셈을 하면, 작년과 비슷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LG전자는 2011년에 EPS 약 -2.8천원으로 순손실을 봤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순손실을 차근차근 메꾸면서 EPS가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2014년 에는 그래도 상당부분 회복해서 2.2천원 순이익을 봤고, 올해의 1,2분기 실적을 보면 작년 기준의 실적이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과거의 EPS 자료를 보면, 올해의 주당 순이익은 딱히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PER를 그대로 투자결정에 이용하면 된다.

 

한편 BPS (주당 순자산)를 들여다보자.

  삼성전자의 주당 순자산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해왔다. 거의 YoY 20% 이상 주당 순자산이 증가했는데, 그에 비해 주가는 크게 제고되지 못했다. 아무래도 한국 제조업 주식이 피해갈 수 없는 샌드위치 위기론때문으로 생각된다. 어쨌든 최근 분기들까지 확인해봐도 BPS가 꾸준히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2분기 공시 기준으로 이미 삼성전자의 PBR은 1 미만이다.

  한편 LG전자의 BPS는 2011년 이후 제자리걸음이다. 전혀 증가하지 못하고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최근 분기들을 들여다봐도 LG전자의 BPS는 증가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두 기업 모두 작년과 같은 실적을 낸다고 가정했을 때, 삼성전자는 BPS가 성장하고 LG전자는 BPS가 정체될 것이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지금 현 주가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1년 후의 PBR은 약 0.85, 2년 후의 PBR은 0.7이 될 것이다. PBR때문에 LG전자를 사고 싶은 사람이라면 삼성전자를 현 주가에 매수하고 2년동안 홀딩하는 단순한 전략만으로 LG전자만큼의 자산 밸류에이션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ROE는 더 처참하다. 삼성은 그래도 꾸준히 ROE가 12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LG전자는 한자리수, 그것도 5 이하 대에서 머물고 있다. 성장성 측면에서도 삼성전자가 LG전자보다 월등하다. 2등 기업이 비전을 가지고 밀어붙여서 1등 기업의 점유율을 점령해가는 그런 상황이라면 2등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옳지만 이런 상태에서 2등 기업에 투자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BM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가.

  삼성전자는 모바일 + 반도체 + 생활가전 + 스마트기기를 메인으로 하고 있다. 반면 엘지전자는 모바일 + 생활가전 + 스마트기기. 비슷한 BM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런데 삼성전자의 이 반도체 부서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 큰 문제다.

  삼성의 반도체 매출액 추이를 보면, 삼성의 반도체 매출이 엄청난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이미지에 표기

  심지어 이제는 거의 인텔의 매출액 턱밑을 쫓아올 정도로 성장했고, 이대로라면 2015년 내에 분기매출이 인텔을 능가해 세계 1위로 등극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지금 세계 시장에서 공정에 있어서 14 nm 공정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며, TSMC가 16 nm 공정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수율까지 따지게 되면 삼성의 반도체 기술력은 더욱 독보적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지표상으로 LG전자가 우위에 있는 것은 유일하게 PBR인데, PBR때문에 LG전자를 택할 이유는 장기적으로 없어보인다. 왜냐하면 삼성의 BPS성장세를 볼 때 2년 후면 LG전자의 PBR이 삼성전자의 그것에 비해 메리트가 없기 때문. 반면 삼성전자는 PER / BPS 성장성 / BM 등 모든 측면에서 LG전자에게 앞서있다. 삼성전자 대신 LG전자에 투자해야 할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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